[스카이다이빙] 고도에 대해서 -이우성회원님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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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스카이다이버 skyden 입니다~
오늘은 스카이다이빙 관련한 고도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일단, 고도를 이야기할 때 유럽권에서는 meter 단위를 쓰고, 미국에서는 feet 단위를 주로 씁니다. 우리나라는 미국의 영향을 받아서인가... 저도 한번도 ft 써본 적이 없는데 스카이다이빙 배울 때는 ft로 계속 배워서 이제는 더 익숙합니다.
1 ft = 30.48 cm
스카이다이빙과 관련된 고도들을 높은 순서부터 한번 살펴볼까요.
1. 15000 ~ 35000 ft : HALO jump
이 고도는 일반적인 고도는 아닙니다. 스카이다이버들은 더 높이서 뛰어서 더 많은 자유 낙하를 하고 싶어하겠죠? 그러나 무작정 높게 올라갈 수는 없는게, 고도가 올라갈수록 산소가 희박해지죠. 그래서 일정 고도를 넘어가는 높이에서 스카이다이빙 하려면 산소마스크가 필요합니다.
HALO (Hight Altitude Low Opening) jump라는 것은 15000 ~ 35000 ft 정도의 높이에서 뛰는 건데, 산소마스크를 써야하죠. 비행기도 그만큼 높게 올라가기 힘들겠죠? 그래서 일반적인 스카이다이빙이라고 하긴 좀 어렵습니다.. 저도 언젠가는 꼭 한번 해보고 싶네요.
<이 정도 높이면 산소마스크가 필수입니다.>
하튼 레드불은 정말 대단합니다. 나중에 살표볼 RedBull Stratos때도 얘기하겠지만... 부럽습니다. 저런 굵직굵직한 프로젝트를 후원받아서 할 수 있다는게...
2. 13000 ft (약 4km) : Skydiving!
스카이다이빙 한다고 하면 많이 물어보는 것 중에 하나가 "얼마나 높이서 뛰어?" 이죠. 지상 약 4km 입니다. ^^ 거의 대부분 스카이다이빙의 기준 고도이죠. 외국 여행가면 스카이다이빙 전단지에 "13000ft guarantee"라고 씌여있는 게 정말 많죠. 점프의 출발은 바로 이 높이입니다. 보통 비행기 안에서 이 높이가 되면 스카이다이버들이 점프할 준비를 마치고 파일럿의 OK 싸인을 기다리고 있죠. 전문가들의 여유있는 표졍에서부터 AFF 학생의 비장한 표정, 체험 스카이다이빙 하는 사람의 겁난 표정까지 여과없이 드러납니다. ^^ㅋㅋ
<Yellow bird 였을 때의 제 모습입니다. 13000 ft에서 뛰게 되고, 이 고도에서 지상의 모습은 대략 저 정도입니다.>
3. 4000 ~ 6000 ft : Break off
이전 포스팅에서, 스카이다이버들이 낙하산을 펴기 위해서는 안전 거리를 확보해야하고 따라서 서로 "분리"되어야 한다고 했었죠? 예를 들어 제가 10명의 스카이다이버들과 함께 점프를 했는데, 좁은 공간 안에서 놀다가 그대로 10명이 낙하산을 펴버리면, 서로 충돌할 수 있기 때문에 (= 즉사), 일정 고도에 다다르게 되면 break off라고 해서, 서로 멀어지는 방향으로 비행하게 됩니다. 이렇게 어느 정도 비행을 해서 서로 멀리 떨어진 후에 낙하산을 펴게 됩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뛸수록 break off가 정말 중요해집니다>
3분 40초부터 보세요. 357명이 함께 스카이다이빙을 한 건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낙하산을 피면 난리나겠죠? 그래서 영상을 보시면, formation의 바깥쪽에 있는 사람들부터 대형에서 멀어집니다. 그 후로 그 안쪽에 있던 사람들, 그리고 또 그 안쪽에 있던 사람들... 이렇게 순차적으로 break off해서 멀어지게 됩니다. 그 후에 낙하산을 펴야 안전합니다.
그래서, 나 혼자 뛸게 아닌 이상, 반드시 같이 뛰는 사람 (2명이서 뛴다고 하더라도!)과 비행기 타고 올라가기 전에 break off 고도를 맞추고 올라갑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그룹이 커지면 커질수록 break off 고도를 더 높게 잡아야죠. 보통 4500 ~ 5000 ft 전후로 해서 break off 고도를 약속합니다. 자유 낙하동안 소리 질러도 안 들린다면서 어떻게 저렇게 동시에 움직일 수 있을까요? 그야 각자 고도계가 다 있고, break off 고도에 다다르면 서로 수신호를 합니다.
4. 5000 ft : Hop & Pop
혹시 체험 스카이다이빙 해보신 분 중에, 비행기 타고 올라가다가 이런 이상한 일 보신 분 있을거에요. 분명 비행기 타고 올라가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비행기 문에 green light 켜지니까, 웬 녀석이 문 열고 갑자기 점프하는 겁니다. 나머지 사람들은 아무렇기 않다는 듯이 비행기문 닫고, 다시 올라가기 시작하지요...
이건 Hop & Pop을 보신 겁니다. 스카이다이빙을 할 때, 자유낙하도 물론 좋지만, 낙하산 펴고 내려오는 과정도 그 나름의 매력이 있거든요.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나 그냥 자유낙하 안 하고 바로 낙하산 펴고 내려올래." 이런 사람들도 있습니다. 또는, 낙하산 조종에 집중을 하기 위해서나, 낙하산 조종이 전문인 사람들은 이런 hop & pop을 많이 합니다. 비행기에서 뛰자마자 낙하산을 펴게 되지요. (대신 일반 스카이다이빙보다 jump ticket이 더 쌉니다.) 일반적으로 hop & pop은 5000 ft 전후로 해서 뛰게 됩니다.
5. 3500 ~ 5000 ft : Parachute opening
4000 ~ 6000 ft에서 break off한다고 했죠? 서로 어느 정도 분리가 되었으니, 이제 낙하산을 펴야겠죠? 이 고도가 대략 3500 ~ 5000 ft 정도 됩니다. 일반적으로 초보일수록 높은 고도에서 낙하산을 펴게 됩니다. (비상시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을 더 벌기 위해서죠.) 비행기 타고 올라가기 전에, break off 얼마에 할건지, opening 언제 할건지를 맞추고 올라가게 됩니다. 그리고 비행기 안에서 다른 그룹들이랑 대화할 때, "너네 낙하산 언제펴?" 등등 물어보죠. 왜냐면, 먼저 뛴 그룹이 5000 ft에서 낙하산 펴버렸는데, 우리는 3500에서 피기로 약속하고 뛰었다가, 혹~~~~~시라도 공중에서 부딪히면, 이것도 즉사죠. 그래서 서로서로 물어보고, 뛰는 순서를 바꾼다던가 하게 됩니다.
저 같은 경우는 belly나 freefly를 할 때는 3500 ft, 윙수트를 입었을 때는 4500 ft에서 opening합니다. 물론 같이 뛰는 사람들과 얘기해서 조절하죠.
6. 2000 ~ 2500 ft : Decision Altitude
이 고도는, cut away를 결정해야되는 마지노선입니다. 각자 머리 속에 반드시!!! 새겨넣고 있어야 할 고도입니다. 이 고도의 의미는,
"나는 뭔가 문제(ㅎㄷㄷ)가 생겼는데 이 고도까지 해결 못 한다면 gg 치고 무조건 cut away한다!"
입니다. 2000 ~ 2500 ft 이니까 이미 낙하산을 핀 이후겠죠? 그런데 낙하산을 폈는데 뭔가 문제가 생겼습니다. 문제 생길 이유야 많긴 한데... 예를 들어 줄이 심하게 꼬였다고 해봅시다. 10바퀴 넘게 꼬였습니다. 고도계를 봅니다. 3000 ft입니다. 꼬인 줄 풀어보려고 시도를 합니다. 공중에서 으쌰으쌰하는데 뭔가 마음만큼 빨리 못 풀겠습니다. 고도계를 다시 봅니다. 2500 ft입니다. 그럼 그냥 포기하고 cut away 합니다.
<ㅆㅂ....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일단 제일 먼저... 당황하지 말자. 입니다...>
뭐 어차피 낙하산 위에꺼는 다 펴졌는데 괜찮지 않냐구요? 저렇게 착지하면 재수 좋아야 뼈 부러지고 끝납니다. 낙하산 타고 착지할 때도 마지막 순간에 브레이크 걸어야되는데 저렇게 꼬여버리면 브레이크를 못 잡습니다. 아주 위험합니다...
Cut away하면, 그날 스카이다이빙은 더 못하고, DZ에 있는 사람들한테 맥주 사야되고;;;;, 예비 낙하산을 다시 포장해야되는데 이건 rigger라고, 예비 낙하산을 포장하는 자격증을 가진 사람에게 맡겨야 합니다 (당연히 돈 나가죠).. 그리고 컷어웨이 핸들 잃어버리면 돈도 추가로 나가고... 등등의 이유로 돈 나가고 시간 쓰는 게 싫어서 어떻게든 예비 낙하산 안 펴고 문제 해결하려는 사람들... Decision altitude 지났는데도 낑낑대다가.. 그러다가 골로 가는 겁니다. 절대 안됩니다. 그깟 몇 푼 아낄려고 목숨 걸지 마세요.. 우리 모두 안전강하해야 합니다...
Decision altitude 지나서 cut away 하면 어떻게 될까요... Cut away가, 주 낙하산을 해체하고 예비 낙하산을 펴는 행위라고 했죠. 그럼 주낙하산에 뭔가 문제가 생겨서 빨리 추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낙하산을 해체하는 순간, 다시 자유낙하가 되겠죠. 그리고 예비 낙하산을 펴기 위해서 핸들을 잡아서 뽑는 시간 있을 것이고, 핸들 뽑았다고 바로 낙하산이 펴지나요.. 그것도 펴지는데 시간 걸리죠. 그런 순간순간 동안에도 몸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는 거죠.. 그래서, 안전하게 땅에 착지할 수 있으려면, cut away를 하는 마지노선이 있어야 합니다. 그게 바로 decision altitude죠.
7. 1500 ft : Danger zone
이건 비행기 타고 올라갈 때의 이야기입니다. 역시 체험 스카이다이빙 해본 본들은 이런 거 보셨을 겁니다.
처음에 비행기 타서, 조교들이 막 안전점검하면서 의자에 앉히고, 안전벨트 채워주죠. 옆에 있는 스카이다이버들은 다 헬맷 쓰고 있죠. (심지어 한여름에도!)
그런데, 비행기 출발하고 어느 정도 됐는데, 갑자기 다들 약속이나 한듯이 벨트 풀르고, 헬맷 벗고, 어떨 때는 덥다고 비행기 문 열기도 합니다.
왜 그럴까요?
DZ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1500ft 까지는 헬맷, 안전벨트 착용해야합니다. 이 고도까지 못 올라갔는데 비행기에 문제가 생기면... 그냥 ... 안전벨트 잡고.. 기도해야합니다... ㅠ나 낙하산 메고 있다고 밖으로 뛰어봤자 어차피 죽습니다. 차라리 비행기가 비상착륙하는 위험을 감수하는게 낫죠.
1500ft 지나면, 이제는 다르죠. 그냥 벨트 다 풀르고, 더우면 헬맷도 벗고, 비행기 문도 열기도 하고, 한층 비행기 안 분위기가 자유로워집니다.
왜??? 이제는 문제 생기면 낙하산 메고 있으니까 밖으로 뛰면 되죠 ㅎ.ㅎ...
위스콘신에서 실제 있었던 일입니다. 이제 막 스카이다이빙 하려고 자세 잡고 있는 순간에, 옆에서 다른 비행기와 충돌합니다. 진짜 아찔하죠... 다행히, 전부다 낙하산 메고 있으니까 다들 밖으로 뛰었고... 파일럿 포함 전원이 살아서 착지합니다. 영화 같은 스토리군요.
8. 1000 ft : Landing pattern
낙하산이 잘 펴졌고 잘 조정된다고 경치 구경만 하면서 내려올 순 없죠? DZ로 찾아서 들어와야 합니다. Off DZ에 떨어지면, 일단 착지하는 순간에도 위험하고, 복귀하는 것도 힘들고(낙하산 생각보다 꽤 무겁습니다.), 잘못하다가 전신주에 걸리면...? ㅠㅠ그래서 안전하게 DZ로 돌아올 생각을 해야합니다.
그런데 비행기에서 나 혼자 뛴게 아니잖아요? 작은 비행기는 10명 전후, 큰 비행기는 30명도 타고, 그런 큰 비행기들이 동시에 몇 대가 뜨기도 합니다. 따라서 DZ로 돌아오는 스카이다이버들이 많죠. 그래서 이것도 traffic처럼, 일정한 규칙이 있습니다. 바로 landing pattern이란 것입니다. 말 그대로, 정해진 패턴 따라서 착지해야한다는 겁니다.
자동차 탈때 역주행하면 아주 위험하듯이, 이 패턴 안 지키면 내 목숨 뿐만 아니라 옆 스카이다이버 죽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패턴 안 지키고 착지하면 진짜 욕 먹고, 점프 금지되기도 합니다. 1000 ft 근처잖아요. 여기서 행여 두 낙하산이 서로 얽혀버린다.. 그럼 100% 죽는 겁니다. 사실 이 정도 고도가 사고났을 때 가장 위험합니다. 뭐 손쓸 방법이 없거든요.. 컷어웨이하라고요? 위에 다시 읽어보세요.. 이 고도에서는 아무 소용 없습니다.
Landing pattern은 보통 1000 ft부터 패턴을 그리면서 착지하게 됩니다. 이 고도에 다다르기 전에 이미 어떻게 어떻게 착지해야겠다.. 라는 게 머리속에 있어야겠죠? 바람 부는 방향, 바람의 강도에 따라서 다릅니다.
< 바람을 느껴보자............>
여기까지 고도에 대한 이야기를 해봤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머리속에만 있으면 뭐하겠어요.. 실제 낙하하는 동안에, 내가 얼마의 고도에 있는지, 항상 알고 있어야겠죠???
그래서 AFF 초반부터 죽어라 세뇌시키는게 있습니다. 바로 Altitude awareness 인데요.
Altitude Awareness : 니가 어느 고도에 있는지 항상 알고 있어야한다.
그래야 적절히 조취를 취할 수 있겠죠?? 저도 항상 고도계 2개 지닌 채로 스카이다이빙 합니다. 하나는 귀에서 울려주는 거, 하나는 손목에 차고 보는 거. 그리고 계속 확인해야죠.
마지막으로, 스카이다이빙 역사상 가장 멍청한 2명의 점퍼에 대한 동영상입니다. 혼나도 싸고, 욕먹어도 쌉니다.
<뭔가 이상한데... 어.... 어...........?????!!!!!!!>
저 영상이 올라온 후, 전세계 스카이다이버들이 비난과 야유를 쏟아냈죠. 특히 저 영상을 찍은 사람한테... 딱 봐도 영상에 찍힌 사람은 학생이고, 찍은 사람이 교관이네요. 스카이다이버 어느 정도 해본 사람은 영상보면서 점점 불안해집니다... 미쳤네 미쳤어... 땅이 저렇게 가까워지는데 둘중 누구 하나 고도계를 보는 사람도 없습니다.. 저 두 사람을 살린 것은, AAD (일정 고도가 됐는데 낙하산이 안 터지면 자동적으로 터트려주는 시스템)이었습니다. 3초만 늦었다고 생각해보세요. 그냥 골로 가는 겁니다...
내 고도가 얼마인지 항상 알아야, 안전하게 스카이다이빙 즐길 수 있는 겁니다~~.
[출처] [스카이다이빙] 고도에 대해서|작성자 sky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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